서 론
한국 고유의 발효 식품에는 대두를 발효시켜 만든 장류나 젓갈, 김치, 누룩을 발효시켜 만든 탁주 등이 있으며, 그 중 장류에는 된장이나 간장, 청국장, 고추장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고추장이 만들어진 역사는 다른 장류들에 비해 길지 않지만 된장과 간장 등을 비롯하여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장류 중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Lee and Lee, 2023). 고추장은 고춧가루와 메줏가루, 소금 물 등을 이용하여 만들며 매운맛과 짠맛, 구수한 맛, 단맛 등이 어우러져 독특하지만 조화로운 영양식품으로서 각광 받아왔다. 고추장의 주 원료 중 하나인 고춧가루의 캡사이신에는 항암이나 항산화 효과, 지방 분해 활성 등 많은 생리 활성물질을 가진 물질로서 인정받고 있다(Shin et al., 2012). 또한 고추장을 음식과 같이 섭취 할 경우 원재료와 발효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에 의해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시키기도 한다(Kim and Choi, 2003). 이에 더불어 고추장 제조에 사용되는 메주는 콩을 원료로 하는 한국 전통의 발효식품으로, 이곳에서 분리될 수 있는 Bacillus subtilis는 체내에 존재하는 혈전을 용해시키는 물질을 분비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성분의 작용은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도 하다(Byun, 2015).
Kim(2005)에 따르면, 근래에 들어 고추장이 건강식이나 자연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고추장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 또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맛과 색, 향기와 같은 관능적인 특성 그리고 식품의 기능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최근에는 저당이나 저염, 기능성 첨가 등 기능성을 향상시키는 전통 고추장과 속성 고추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한 선행연구로는 양파껍질 첨가로 고추장의 항산화성이 향상된 양파껍질 열수추출물 첨가 고추장(Kim and Yoo, 2021)과 당류의 함량을 줄인 수크랄로스 첨가 고추장(Kim et al., 2024), 감초와 겨자, 키토산을 첨가하여 제조한 저염 고추장(Lim and Song, 2010) 등이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고추장의 기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속성고추장이란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장류의 제조법과 소비 형태가 변화하며(Kim and Kim, 2009) 편리화를 추구하게 되어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던 제조법이 간소화되고, 단기간에 제조와 발효를 하여 먹는 속성장의 종류 중에 하나이다(Shin and Choi, 2011). 속성장은 대두를 주원료로 제조한 메주를 다른 방법으로 띄우거나, 부재료를 섞거나 특별한 재료로 만든 장으로 단기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Choi et al., 2011). 또한 일반적으로 재래식 고추장은 증자된 쌀과 메주가루, 고춧가루, 소금, 물 등의 재료를 이용하여 담근 후 약 3개월 정도의 숙성과정을 거쳤지만, 속성고추장은 소맥분이나 대두를 사용하며, 식염과 고춧가루, 물엿, 물 등의 재료를 이용하여 단기간 숙성시켜 담근다(Lee et al., 2002).
설탕을 대신할 수 있는 천연 감미료에는 벌꿀이나 아가베 시럽, 스테비아 추출물 등이 있다. 그 중 아가베 시럽은 주로 멕시코의 청색 용설란(Agave tequilana)을 이용하여 제조 되고 있으며, 벌꿀을 선호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가베 시럽의 혈당지수는 19-35 사이로 혈당지수가 100인 포도당의 약 1/3 이하 수준일 뿐만 아니라 열량은 1 g에 약 3.9 kcal인 설탕의 절반 정도 되고, 감미도는 약 130정도로 설탕의 감미도인 100보다 높기 때문에 설탕 첨가량보다 적은 양으로 충분한 단맛을 낼 수 있다(Oh and Choi, 2002). Yargatti와 Muley(2022)의 연구에서 아가베 시럽은 낮은 혈당 지수(GI)와 항산화 특성 및 항균 특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네랄 흡수를 돕고 항당뇨 효과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시럽 내에 존재하는 Prebiotics는 대장 기능을 향상시키며, 사포닌은 항암과 항염, 위궤양 보호 효능이 있고 급격한 혈당 반응을 감소시키는 기능도 존재한다고 보고하였으나, 국내에서 천연 감미료인 아가베 시럽에 대한 품질 특성이나 관능 특성 등 다양한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Park et al., 2016; Yargatti and Muley, 2022).
따라서 본 연구는 항암과 항산화 등 우수한 기능성을 가진 아가베 시럽을 고추장의 조청을 대신하여 첨가하고, 이를 통해 저당 고추장으로서의 품질 특성과 관능 특성을 평가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아가베 시럽의 조청 대체 가능성을 제시하고, 아가베 시럽을 첨가한 고추장의 상품화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실험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 사용한 고추장 실험 재료는 2024년 수확한 남안동농협의 고춧가루(Andong, Korea), 메주가루(Andong, Korea), 찹쌀달인물(Andong, Korea)와 아가베 시럽(agave syrup 100%, Mexico), 우리 쌀 조청(Andongjebiwon, Korea) 그리고 꽃소금 천일염(Korea)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조한 고추장은 속성고추장으로 선행연구 Kim 등(2024)의 제조법을 사용하였으며, 아가베 시럽을 첨가한 고추장은 Fig. 1과 같은 방법으로 제조하였다. 조청을 대신해서 넣을 agave syrup의 양은 조청과 아가베 시럽의 감미도를 비교하여 비례식(조청감미도×조청사용량=아가베 시럽감미도×아가베 사용량)을 계산하였으며 예비실험을 통하여 다음 Table 1과 같이 설정하였다. 찹쌀 달인 물 140 mL에 6 g의 소금, 물 70 mL를 붓고 메주가루 14 g을 혼합하여 불에 올려 2분 30초간 끓여주었다. 그 이후 조청을 넣어 잘 섞어준 뒤 조금 식었을 때 아가베 시럽과 고춧가루를 넣어 덩어리가 없어질 때까지 저어주었다. 제조된 내열내압 용기에 넣어 냉장(2-3℃)온도에서 4주간 숙성한 후 품질 특성 분석 시료로 사용하였다.
Con: gochujang without agave syrup.
B1: replace 200 g of grain syrup with 150 g of grain syrup, 50 g of agave syrup, water 55 mL.
B2: replace 200 g of grain syrup with 120 g of grain syrup, 80 g of agave syrup, water 45 mL.
B3: replace 200 g of grain syrup with 90 g of grain syrup, 110 g of agave syrup, water 35 mL.
아가베 시럽 고추장 시료 5 g을 증류수 9배수를 넣고 희석하여 10% 용액으로 만든 후, Whatman 2.filter paper로 희석액을 여 과하여 당도 및 염도를 측정하였다. 염도는 염도계(Salinmeter CSF-2500, cas, Yangju, Korea), 당도계(PR-104a, ATAGO U.S.A, bellwvue, US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실험은 3회 반 복하여 평균값과 표준편차를 나타내었다.
고추장의 수분함량은 시료 0.5 g을 취하여 할로겐 가열방식 수분분석기(XC63, Cas, Yangju Kore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으며, 110℃에서 3회 반복 측정하였다. pH는 pH meter(A211 Bench top, Orion Star, MA, USA)를 사용하여 고추장 10% 희석 용액을 3회 반복 측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아가베 시럽과 조청의 비율을 달리하여 만든 고추장의 당도를 측정한 결과는 Fig. 2A에 나타내었다. 조청 200 g이 첨가된 대조군의 당도가 가장 높게 나왔고, AG50과 AG80의 당도는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AG110의 당도가 가장 낮게 나왔다. 이는 복숭아 페이스트를 첨가한 연구(Jung et al., 2018)에서 조청의 양을 줄이고, 복숭아 페이스트를 첨가하여 당도가 감소한 것과 같이, 본 연구 또한 조청의 양을 줄이고 아가베 시럽의 양을 첨가하였기 때문에 CON의 당도보다 아가베 시럽을 첨가한 고추장의 당도가 더 낮게 나온 것으로 사료된다.

염도를 측정한 결과는 Fig. 2B와 같다. 본 연구는 아가베 시럽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염도가 감소하였다. 개량 고추장과 전통 고추장의 염도 차이의 원인이 소금 외에도 수분함량이나 숙성 온도 또는 고추장 제조 중간에 들어가는 설탕이나 물엿 등의 첨가량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하였을 때(Park et al., 2017), 본 연구에서 제조한 4개의 고추장도 조청과 아가베 시럽의 첨가량에 차이를 두었으므로, 이로 인한 염도의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아가베 시럽을 첨가하여 제조한 고추장의 수분함량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대조군(CON)의 수분함량은 20.77%, 아가베 시럽 50 g이 첨가된 AG50은 22.87%, 80 g을 첨가한 AG80은 24.56%, 110 g을 첨가한 AG110은 25.43%로 유의적인 차이(p<0.001)를 보인다. Kim과 Song(2002)은 대조군에 비하여 실험군의 수분함량이 높게 측정된 원인은 원료 자체에 함유되어 있던 수분에 의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본 연구 또한 아가베 시럽 자체에 함유되어 있는 수분이 고추장의 수분함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사료된다.
Sample | Moisture (%) | pH |
---|---|---|
CON | 20.77±0.92b | 4.96±0.00 |
AG50 | 22.87±0.33b | 4.97±0.00 |
AG80 | 24.56.±0.48a | 4.99±0.00 |
AG110 | 25.43±0.25a | 4.97±0.01 |
F-value | 58.047*** | 1.944NS |
pH 함량은 대조군과 실험군 간의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2). 이는 아가베 시럽이 고추장의 pH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Aum과 Jung(2017)의 연구에 따르면 시판 고추장의 pH가 4.93으로 본 연구와 유사한 값을 나타내었다. 또한 Seo 등(2000)의 양파 분말을 첨가한 고추장 연구에서 고추장을 숙성시킬수록 pH가 감소하고, 대조군 고추장에 비해 양파 분말을 첨가한 고추장의 pH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으나 숙성 기간이 지남에 따라 차이가 적어졌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양파껍질 열수추출물을 이용한 속성고추장 연구(Kim and Yoo, 2021)에서 제조 직후 실험군에 양파껍질 열수출물을 첨가할수록 고추장의 pH값이 낮아졌다. 그러나 숙성기간이 지남에 따라 그 차이가 적어졌다. 고추장은 숙성될수록 미생물의 대사 작용으로 인한 유기산 생성으로 인해 pH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나(Kim et al., 2012), 본 연구의 아가베 시럽 첨가는 미생물의 유기산 생성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숙성 기간이 지나면서 효소의 활성이 감소되어 pH에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성 차이 검사
아가베 시럽 첨가량을 달리하여 제조한 고추장의 특성 차이 관능검사 결과는 Table 3과 같다. 단맛 강도는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조청을 아가베 시럽으로 대체하여 넣어도 단맛에 큰 차이를 주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단맛 강도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진 않았으나, 조청만 첨가한 고추장에 비해 아가베 시럽이 첨가된 고추장의 강도가 더 높다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설탕의 감미도를 100으로 하였을 때, 아가베 시럽의 감미도가 130이고, 조청의 감미도가 설탕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Oh and Choi, 2002), 아가베 시럽의 단맛은 조청보다 강하므로, 대조군에 비해 실험군의 단맛 강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짠맛의 강도는 아가베 시럽의 양이 첨가됨에 따라 감소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수크랄로스를 첨가한 고추장 연구(Kim et al., 2024)에서 수크랄로스의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짠맛이 덜 느껴진다고 보고한 것과 같이 본 연구 또한 아가베 시럽의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짠맛이 덜 느껴진 것으로 사료된다.
기호도 검사
아가베 시럽 고추장에 대한 기호도 관능 특성 검사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색과 짠맛, 질감의 기호도에서는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단맛의 기호도는 AG80이 가장 높고, AG110의 기호도가 가장 낮다는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p<0.05). 또한 전반적인 기호도를 보았을 때, 관능 평가 요원 40명은 CON, AG80, AG50, AG110 순으로 선호하였고, 전체적으로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p<0.001). 본 연구에서 평가한 기호도의 5가지 항목을 조합하였을 때, CON과 AG80이 가장 좋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므로 조청을 대신하여 아가베 시럽을 첨가하였을 때, 아가베 시럽 80 g을 첨가한 것이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Sample | Intensity(강도) | |
---|---|---|
Sweetness(%) | Saltiness | |
CON | 5.06±1.72 | 5.83±1.89a |
AG50 | 5.35±1.58 | 5.50±1.73ab |
AG80 | 5.25±1.76 | 5.51±1.76ab |
AG110 | 5.29±1.74 | 5.17±1.79b |
F-value | 0.434NS | 1.613* |
요약
본 연구는 고추장의 당도를 증가시키는 조청을 아가베 시럽으로 대체하여 제조한 저당 고추장의 품질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아가베 시럽은 천연 감미료로서 혈당지수(GI)가 낮고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여 건강 지향 식품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아가베 시럽을 다양한 비율로 첨가하여 고추장을 제조하고, 조청을 사용한 고추장과 비교하여 품질 특성과 관능 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실험 결과, 아가베 시럽을 사용한 고추장은 pH, 수분함량, 당도 등 이화학적 특성에서 일부 차이를 보였으며, 특히 당도와 염도는 아가베 시럽 함량이 증가할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pH는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아가베 시럽의 양이 증가할수록 수분함량이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관능평가에서는 질감과 단맛 강도, 짠맛 기호도, 색에서는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단맛 기호도와 전반적인 기호도에서 조청을 첨가한 대조군과 아가베 시럽을 80g을 첨가한 고추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소비자의 기호도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조청을 아가베시럽으로 대체하였을 때, 고추장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관능적 기호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아가베 시럽은 고추장 제조 시 유용한 대체 감미료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향후 아가베 시럽이 첨가된 고추장이 상용화되기 위해 산업적 생산 조건 및 경제성 분석을 포함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